137 – 기스락 이제는 추억의 노래라고 할 만한 김태곤의 노래 <송학사>는 ‘산모퉁이 바로 돌아 송학사 있거늘…’로 시작된다. 산모퉁이는 산기슭의 쑥 내민 귀퉁이고, 산기슭은 산의 아랫부분이다. 기슭은 비탈진 곳의 맨 끝부분을 가리키는 말인데, 기슭의 가장자리가 바로 기스락이다. 산기슭..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9.03
136 – 굽이 굽이는 움직씨로도 그림씨로도 쓰이는 ‘굽다’에서 나온 말이고 ‘굽다’의 작은말은 ‘곱다’다. 그래서 ‘굽이치다’ ‘굽이굽이’에 대응해 ‘곱이치다’ ‘곱이곱이’ 같은 말들이 있다. 그렇다면 굽이에 대응하는 곱이라는 말도 있을 것 같은데 없고, 대신 고비가 있다. “위험..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9.02
135 – 가풀막 가풀막의 원말은 가팔막이고, 가팔막은 그림씨 ‘가파르다’와 ‘-막’이 합쳐져 된 말이다. ‘가파르다’는 ‘산이나 길이 몹시 비탈지다’라는 뜻이다. ‘가풀막지다’도 ‘가파르다’와 비슷한 뜻인데, ‘눈앞이 아찔하며 어지럽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땅바닥이 일어나거나 전봇..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9.01
134 – 방죽 웅덩이는 용탕 또는 둠벙이라고도 한다. 작은 웅덩이는 옹당이라는 예쁜 이름으로 불린다. 움파리는 웅덩이 중에서도 가장 작은 것으로 발이 빠져서 신발을 적실 정도의 크기인데, 비 오는 날 골목길에 땅이 패어 물이 괸 곳을 움파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옴파리같이 작은 웅덩이라는 뜻..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8.31
133 – 우듬지 나무의 옆으로 길게 뻗어 나간 가지는 화라지라고 하는데, 화라지는 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가 아니라 주로 땔감으로 잘라 온 가지를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가장이는 나뭇가지의 몸뚱이, 가장귀는 나뭇가지의 갈라진 부분, 나무초리는 나뭇가지의 가느다란 부분을 가리킨다. 가늘고 긴 ..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8.30
132 – 졸가리 초등학교 때 선생님께서 국어 숙제로 가장 많이 냈던 것은 글의 줄거리를 적어 오라는 것이었을 것이다. 줄거리란 문맥(文脈)의 흐름의 요약(要約)일 것이고, 요약이란 말 그대로 중요한 점을 뽑아서 간추린다는 뜻이다. 이처럼 줄거리는 ‘말이나 일의 내용에서 중심이 되는 줄기를 이루..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8.29
131 – 이삭 곡식의 이삭이 패어 나오는 것을 패암이라고 한다. 몰랐던 사실인데, 아래아한글 프로그램을 쓸 때 컴퓨터 자판의 ‘한/영’ 키를 영문으로 해 놓고 한글로 패암을 치면 ‘vodka(보드카)’가 된다. 아니 ‘한/영’ 키를 한글로 해 놓더라도 패암을 치면 저절로 영문 단어 ‘vodka’로 바뀐다...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8.28
130 – 메밀꽃이 일다 사전에서 처음 ‘메밀꽃이 일다’라는 말을 발견했을 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파도가 일었을 때 하얗게 부서지는 물거품을 메밀꽃에 비유한 것인데, 이 말을 처음 만들어낸 사람은 틀림없이 가슴이 시로 가득 찬 사람이었을 것이다. 파도를 이리도 아름답게, 파도가 주는 느낌까지 ..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8.27
129 – 높새바람 동력선이 없었던 옛날, 뱃사람들에게 바람은 그들의 삶을 결정하는 고맙고도 두려운 존재였을 것이다. 그래서 뱃사람말에는 유난히 바람에 대한 말이 발달해 있다. 뱃사람말로 동쪽은 새쪽, 서쪽은 하늬쪽, 남쪽은 마쪽, 북쪽은 노쪽이다. 따라서 새쪽에서 불어오는 동풍은 샛바람, 하늬..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8.26
128 – 눈꽃 눈꽃과 비슷하게 서리가 나무나 풀에 내려 눈같이 된 것은 상고대라고 한다. 서리꽃은 유리창 따위에 서린 수증기가 얼어붙어 생긴 꽃 같은 무늬를 가리킨다. 그러면 서리꽃과 성에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겨울에 유리나 굴뚝에 수증기가 허옇게 얼어붙은 것을 성에라고 하는 것이니까, ..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