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367

8월 3일 - 일제강점기 인텔리 유학생, 귀국길에 동반자살하다

광막한 황야를 달리는 인생아 너는 무엇을 찾으려 왔느냐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 녹수 청산은 변함이 없건만 우리 인생은 나날이 변했다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 위는 윤심덕(尹心悳, 1897~1926)이 부른 ‘사의 찬미’ 가..

8월 2일 - 일본 불임여성 가운데서 황태자비를 정하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204-2에 있는 숭인원(崇仁園)은 사적 361호로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아들 이진(1921~1922)이 8개월의 생을 살다간 무덤입니다. 영친왕(1897~1970)은 고종의 일곱째 아들입니다. 어머니는 귀비 엄씨(貴妃嚴氏)인데, 순종과는 이복형제간이지요. 1907년 11살의 나이..

8월 1일 - 연주자와 청중이 하나로 녹아드는 풍물굿에 빠져봅니다

언젠가 시골의 추수감사제에 간 적이 있습니다. 거나하게 풍물판은 돌아가고, 아주머니들은 양동이에 담긴 막걸리를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몇 순배가 돌아가자, 사람들은 모두 흥에 겨워했습니다. 그런데 한 분이 제게 와서는 징을 치라는 것입니다. 그때까지 저는 풍물악기를 ..

7월 31일 - 시원한 냇가에 천렵하러 가자구요

앞내에 물이 주니 천렵을 하여 보세. 해 길고 잔풍하니 오늘 놀이 잘되겠다. 벽계수 백사장을 굽이굽이 찾아가니 수단화(水丹花) 늦은 꽃은 봄빛이 남았구나. 촉고를 둘러치고 은린옥척(銀鱗玉尺) 후려내어 반석에 노구 걸고 솟구쳐 끓여내니 팔진미 오후청(五候鯖)을 이 맛과 바꿀소냐 ..

7월 30일 - 눅진 여름, 슬기로운 포쇄별감이 통풍으로 국보를 지키고 있습니다

여름철, 특히 장마철에는 습기가 많아 곰팡이가 스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햇볕이 내려쬐는 날이면 이부자리며 옷가지들을 내말리느라 집 안팎은 온통 빨래로 덮여 있습니다.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문화유산에 빛나는 <조선왕조실록>은 통풍이 잘 되는 사고(史庫)에 보관이 되..

7월 29일 - 갓 베어낸 푸른 대나무 구워 붉은 술을 만듭니다

전북 정읍에는 시도무형문화재 6-3호 향토 술 담그기로 지정된 전통술 죽력고(竹瀝膏)가 전해집니다. 죽력고는 갓 베어낸 푸른 대인 청죽을 잘게 쪼개 불에 넣어 구워 스며나오는 진액, 곧 죽력을 소주에 넣고, 꿀과 생강즙을 넣어 끓는 물에다 중탕하여 빚는 술입니다. 죽력고는 대나무가..

7월 28일 - 있는 놈과 없는 놈의 여름나기 알아볼까요

“잇는 놈과 업는 놈은 언제던지 생활상 차별이 심하지만은 특히 녀름에는 그 차별이 우심(尤甚)하다. 잇는 놈은 대하거옥(大厦巨屋)에 광대한 정원을 가지고도 산정수각(山亭水閣)을 또 지여노코 낫이면은 장기(將棋) 바둑으로 소일하고 맥주 사이다로 목을 취기며 미첩(美妾)의 부채바..

7월 27일 - 우리말 문법을 최초로 정리한 주시경 선생

“길고 긴 나의 학해(學海, 학문의 바다) 여정에서 직접 간접으로 나의 나아갈 길을 지도해주신 스승이 적지 아니하였지마는, 그중에서 나에게 결정적 방향을 지시하였고, 따라 나의 추모의 정한을 가장 많이 자아내는 스승님은 조선 청년이 누구든지 다 잘 아는 근대 조선어학 최대의 공..

7월 26일 - 모정과 정자에 누우니 숨통이 트이네요

김홍도의 빨래터 조선 시대의 백성은 허리가 휘도록 많은 일을 해야 했고, 엄청난 세금을 바쳐야 했습니다. 그런 백성들도 농한기에는 모여서 놀거나 수다를 풀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이는 장소는 누구냐에 따라 달랐습니다. 여인네들은 빨래터에 모여 앉아 빨래를 두드리며, 집안일의 ..

7월 25일 - 이 술을 마시며 여름을 잘 견디려 합니다

경상북도 문화재로 지정된 김천 명물 과하주(過夏酒)는 여름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마셔서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다는 술입니다. 과하주는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 《산림경제(山林經濟)》,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에 나올 정도로 유명했습니다. 발효주는 도수가 낮은 까닭..